박민아 창의력오감센터 대표

어느새 덩굴장미가 붉은빛을 뽐내고, 초록의 나무들이 짙어지는 여름이다. 마치 색으로 말을 거는 듯한 풍경이다. 이렇듯 세상은 참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색으로, 냄새로, 모양으로, 그리고 소리로. 저마다의 언어가 있는 것이다. 자연은 그저 자신의 모습대로 피어나고 스스로의 방식대로 존재할 뿐 무언가를 되돌려 받으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사람은 소리와 감정, 표정과 몸짓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오고 간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은 상호적인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 자신에게 어떤 말투로 이야기하는지,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견디는지, 어떤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는지. 그 모든 것 또한 결국 나를 이루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어쩌면 지극히 혼자와의 싸움인지도 모른다. 혼자 연습하고, 혼자 고민하고, 스스로를 비평하며 끝없이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일. 결국 스스로 만족할 수 있어야 그 결과물도 비로소 힘을 갖게 된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완벽주의자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 완벽을 향한 시간이 결국 작품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어릴 적 무대에 선다는 것은 가끔 나의 모든 것을 사람들 앞에 드러내는 일처럼 느껴졌다. 조금의 실수도 허용되어서는 안 되었고, 손톱만큼의 부족함조차 감추고 싶었다.

박민아 창의력오감센터 대표
박민아 창의력오감센터 대표

지금 생각하면 참 부질없고 오만했던 시간이기도 하다. 내가 무엇이라고 그토록 완벽하려고 애를 썼을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완벽한 예술 또한 없다는 것을. 오히려 사람의 흔들림과 실수, 망설임과 여백 속에서 더 진짜 같은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예전보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려고 한다. 그리고 오늘도 내가 나에게 건네는 말이 조금은 따뜻하기를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