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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진정한 맛 - 앙상블라온 박민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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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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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음식이다.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그 도시의 기억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남는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도시를 만나면 관광지만큼이나 그곳의 식탁을 기대한다. 하지만 파리의 음식은 기대와 걱정이 함께 있었다.
'프랑스 음식은 비싸다', '입맛에 맞지 않는다', '달팽이와 에스카르고 같은 음식은 먹기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에는 컵라면과 즉석식품 몇 개를 챙겨 넣었다. 역시 한국 사람에게 라면은 든든한 여행 동반자다.
막상 파리에 도착해 보니 그런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골목마다 자리한 작은 카페에서는 갓 구운 크루아상의 버터 향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 한 잔은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처럼 느껴졌다. 프랑스 사람들은 음식을 서두르지 않았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도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하면서도 시간을 즐겼다. 우리처럼 '빨리 먹고 다음 일정을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음식은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하루를 살아가는 하나의 문화였다.
우리도 파리에서 유명한 스테이크와 에스카르고, 와인을 맛보았고, 길거리에서는 크루아상과 바게트, 마카롱도 먹었다. 물론 모든 음식이 입맛에 맞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낯선 맛조차 여행이었고,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화려한 레스토랑의 음식보다 작은 카페에서 먹었던 크루아상과 커피 한 잔이었다. 카페에 앉아 거리를 오가는 파리지앵을 바라보며 먹었던 그 소박한 한 끼는 지금도 파리를 떠올리게 하는 가장 진한 맛으로 남아 있다.
생각해 보면 음식은 한 나라의 성격을 닮아 있다. 오래 기다려 발효시키는 치즈처럼, 천천히 끓여 깊은 맛을 내는 양파수프처럼 프랑스 사람들은 시간을 들여 삶을 음미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빨리 먹는 음식은 배를 채울 수는 있지만 오래 기억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천천히 음미한 한 끼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여행은 사람을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준다. 그러나 진짜 여행은 낯선 도시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바쁜 일상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무엇에 설레는 사람인지 다시 발견하게 된다.
박민아 창의력오감센터 대표
낯선 사람에게 건네는 서툰 인사 한마디, 작은 친절에 감사하는 마음,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용기를 내는 순간까지 모두 여행이 선물하는 배움이다.
새로운 맛을 경험하는 일은 결국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일이다. 익숙함을 잠시 내려놓고 한 걸음 내디딜 때, 우리는 세상을 조금 더 넓게 이해하게 되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파리의 맛은 음식의 맛이 아니라, 천천히 삶을 음미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맛이었다.
출처 : 브리핑충청(https://www.briefingc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