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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만들어가는 우리의 무대 - 앙상블라온(박민아대표)
  • 관리자
  • 2026-09-23
  • 조회수 5

 

하루하루가 만들어가는 우리의 무대

구글 선호 출처 추가

박민아 창의력오감센터 대표

파리 여행을 계획한 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곳이 오르세 미술관이었다. 인상주의 화가들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지만, 옛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미술관이라는 이야기에 더욱 마음이 끌렸다. 수 많은 사람들의 만남과 이별을 품었던 공간이 이제는 예술을 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떠나기 전 동생과 나는 문화예술 해설사를 미리 예약했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설명하며 함께 이동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평소에도 미술관을 좋아했지만, 이번만큼은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오르세 미술관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시계창이었다. 그곳으로 쏟아지는 햇살은 마치 시간마저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놓은 듯했다. 건물 자체가 이미 예술이었고, 그 빛을 받으며 서 있는 조각들은 말없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웅장한 분위기 앞에서 나는 한동안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입장하자마자 해설사께서는 "오늘은 정말 운이 좋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오르세 미술관의 대표 작품들은 해외 특별전에 대여되는 경우가 많아 한 번에 모두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데, 마침 그날은 르누아르의 주요 작품들이 모두 제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순간 가슴이 뛰었다. 서울에서 열린 오르세 특별전을 놓쳤던 아쉬움이 오히려 나를 파리까지 이끌었고, 결국 가장 완전한 모습의 오르세를 만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여행도 인생도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네의 빛은 사진으로 보던 것과 전혀 달랐고, 르누아르의 따뜻한 색감은 바라보는 사람마저 미소 짓게 했다. 그리고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만 팔았다고 알려진 고흐의 작품 앞에서는 한참을 머물렀다. 거친 붓질 하나에도 치열했던 그의 삶이 그대로 스며 있는 듯했다. 그 순간 나는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술은 화려한 색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화가가 견뎌낸 시간과 아픔, 그리고 끝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의지가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그 작품 앞에서 감동을 느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사람도 그렇다. 우리는 누군가를 겉모습이나 결과만으로 쉽게 판단한다. 하지만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과 아픔, 노력과 꿈을 함께 바라보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보이지 않는 인생의 밑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오르세 미술관은 나에게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보다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을 먼저 가르쳐 주었다.

이번 여행의 파리는 내게 꼭 하나의 무대처럼 느껴졌다. 에펠탑과 루브르, 오르세 미술관 같은 화려한 명소들은 무대 위 주인공 같았다. 그러나 화려함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관광지 자체가 아니었다. 달콤한 빵 냄새가 풍기는 카페들, 등교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부모들, 선생님의 인솔 아래 종이 한 장을 들고 그림 앞에서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며 예술을 배우는 어린이들. 그렇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야말로 파리라는 무대를 완성하는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성공이라는 화려한 무대를 꿈꾼다. 하지만 그 무대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 포기하지 않고 쌓아가는 노력, 누군가를 배려하는 작은 마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시간이 모여 비로소 성공이라는 무대를 완성한다.

박민아 창의력오감센터 대표
박민아 창의력오감센터 대표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은 특별할 것 없는 하루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하루하루가 모여 우리의 인생이라는 작품을 완성하고, 우리의 무대를 만들어 간다.

평범한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내는 사람만이 언젠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막을 올릴 수 있다.

파리는 내게 예술을 보여 준 도시가 아니었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어 내는지를 가르쳐 준 도시였다.